세계는 지금

학교에서 즐기는 ‘삼시 세끼

08Jan 2020 wei jianing

웨이 쟈닝(魏 佳寧)

중국 상하이시

2019년도 나가사키현 국제교류원

나가사키 체류 기간 2018.04〜2019.04

 

나가사키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2018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나가사키현청 국제과에서 근무한 상하이 출신 전 중국 국제교류원 웨이입니다. 국제과에는 일본인 직원을 포함해 중국, 한국, 호주, 미국에서 온 국제교류원이 함께 일했기 때문에 매우 유익한 국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모두 친절하고 열정적인 분들이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게 그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나가사키현 국제과분들께 감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순식간에 1년이 지나갔지만, 나가사키에 있는 동안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기 때문에 저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듯이 중국의 음식문화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합니다.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는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는 뜻을 가진 중국의 명언으로 중국 사람들이 중국의 음식문화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해도 끝이 없으니 이번에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삼시 세끼’를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상하이해양대학교’라고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바로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예전에는 유명한 학교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으니 꼭 기억해주세요! 참고로 올해 2월 국제과 칼럼에서 상하이해양대학교에 대해 소개했으니 읽어봐주세요.

칼럼 보러가기

⇒(https://www.pref.nagasaki.jp/bunrui/kanko-kyoiku-bunka/kokusaikoryu-passport/cir/column/378815.html

 

교훈이 새겨진 상하이해양대학교 정문의 경관입니다.

 

(상하이해양대학 홈페이지 제공)

 

사무실에서 가장 가깝고 근무일에는 점심을 무료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교수들이 자주 이용하는 제3식당을 소개하겠습니다.

 

제3식당 외관(이하 저자 제공)

 

상하이해양대학교는 교외에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 통근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합니다. 그래서 아침밥을 못지 먹한 교수들은 1층 제3식당을 이용하는데, 여름 방학 동안 새 단장하여 매우 쾌적합니다.

 

 

식당의 메뉴와 가격

 

점심 식사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인원수를 계산하여 학교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직원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합니다.

 

 

 

식사 전 준비 모습

 

 

 

배식 준비 중인 창구 모습

 

 

줄 서 있는 교수들

 

 

직원 카드를 스캔하는 기계

 

 

요리를 담고 있는 교수들

 

 

붐비는 식당

 

 

이날 내가 먹은 것

 

 

학교 식당은 메뉴도 다양하고 맛도 좋습니다. 가끔 요구르트와 과일이 나오고 점심 식사 후에는 커피도 무료로 마실 수 있습니다.

 

 

라운지에 모여 있는 교수들

 

3층 라운지에서는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강의실이 있는 건물에도 커피 자판기가 있는데 맛도 좋고 전자 머니로 계산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커피 자판기

 

또 1층에 로손 편의점도 있습니다.

 

 

 

1층 로손 편의점

 

필요한 물품은 대부분 이곳에서 살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제3식당에 가지 못하는 경우엔 강의실 가까이에 있는 제1식당과 제2식당에서 점심을 먹지만, 이 두 곳은 무료는 아닙니다.

제1식당 2층에는 교수들도 자주 이용하는 케이크 맛집이 있습니다.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늦게 가면 대부분 품절입니다.

 

‘미식광장’이라고 불리는 제2식당 2층은 각 지역의 풍미 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조금 기다려야할 때도 있지만 여기서 저녁을 먹는 교수들도 많습니다.

 

  

미식광장                             식당의 숨은 음식점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요리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학교 근처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최근 새 단장을 해서 깨끗해졌고 메뉴도 다양해졌습니다. 이곳은 아침저녁 늘 학생들로 붐빕니다.

 

 

학교 근처의 식당 구역

 

 

인기있는 가게

 

만약 밖으로 나갈 시간이 없다면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배달 음식의 인기가 굉장히 높으며, 특히 아래 사진의 애플리케이션이 이용자 수가 많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교외라서 조금 멀기는 하지만 맛은 보장되어 있으니 기회가 되신다면 저희 학교에 ‘삼시 세끼’ 드시러 오세요!

13Nov 2019 phuongtrinhjj05

NGUYEN TRAN PHUONG TRINH

베트남 호이안 출신

2018년도 해외기술연수원

 

베트남 중부에 있는 호이안은 응우옌 왕조 시대인 16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던 곳 중 하나입니다. 이 작은 마을은 시적이고 아름다운 구시가지 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호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니크한 음식도 있습니다.

호이안 요리하면 ‘까오라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까오라우가 생겨난 것

은 외국과의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17세기 초이지만, 그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평범한 면요리로 보이지만, 다른 면요리에 비해서 조리법이 훨씬 정교하고 복잡합니다. 재료는 쌀과 우물물로, 천 년이 넘은 참족의 고대 우물(Ba Le Well)물만을 사용하며 그 우물물을 다시 참섬의 숯으로 정화시켜 면을 만들 때 넣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러번에 걸쳐 정성스럽게 반죽하기 때문에 하룻밤이 지나도 식감이 변하지 않습니다.

까오라우는 국물 대신 돼지고기 육즙을 사용하고 돼지고기와 삶은 콩나물, 야채, 감칠맛을 더해주는 라드유를 함께 넣고 비벼 먹는 베트남식 비빔국수입니다. ‘Thanh’와 ‘Ba Le’ 은 까오라우로 유명한 식당으로 호이안 지역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곳입니다.

 

 

‘모트 허브차’도 까오라우와 함께 호이안을 방문하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음료입니다. 모트 허브차는 레몬, 레몬그라스 등의 허브와 생강이 들어가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 기능을 돕는 건강한 차입니다. 또 연꽃과 연잎으로 예쁘게 장식하여 보는 즐거움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트 허브차는 오픈하자마자 관광객과 10〜20대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모트 허브차는 호이안에서 100년의 전통을 이어온 한약방의 아들이 운영하고 있으며 가게는 호이안시의 구시가지를 지나 트란푸거리에 있습니다.

호이안의 전통 요리인 까오라우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향기 가득 달달하고 시원한 모트 허브티를 마시며 산책해보세요. 호이안 구시가지의 로맨틱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답니다!

귀국

21Oct 2019 moacyrturuzawa

작성일 : 2019년 4월 15일

2018년 연수원 성명: 츠루사와 모아실 마사이치

 

저는, 작년 9월부터 반년간 나가사키현에 살며, 나가사키현 환경보건연구센터에서 환경교육과 에콜로지 파크의 수목 대기정화 능력에 대해 조사하고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나가사키에서의 멋진 경험을 끝내고, 모국인 브라질로 귀국했습니다.

과룰류스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브라질과 일본의 기후 차이를 바로 실감했어요. 브라질은 3월에도 28도의 고온 다습한 날씨였기 때문이죠. 향수병에 시달렸던 지라 마중 나온 가족들을 만나 무척이나 기뻤고, 반려견 조니와 반려묘 라벤나도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다시 만난 가족들, 그리고 반려동물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가족(이모와 사촌동생)

 

조니와 라벤나

 

제가 귀국했을 때는 마침 카니발 연휴가 시작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며칠 동안은 몸도 마음도 편하게 쉴 수 있었어요. 연휴가 끝난 뒤에는 CEJAM, Vera Cruz Basic Health Unit에서 환경교육자로서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없던 6개월 동안 많은 것이 변해있었지만, 조금씩 적응하며 뎅기열에 관한 예방장치와 환경 프로젝트의 업무를 맡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SESC라는 회사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했고 꼭 해보고 싶던 일이었기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저는 환경 프로젝트를 위해 더 좋은 기회와 자금을 가지고 앞으로도 환경 교육에 힘쓰며 일본에서 배운 지식을 실천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Vera Crux Basic Health Unit의 채소밭 환경 교육 활동

 

사생활 부분에서는 다시 채식주의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친구와 함께 Gulab Hari라는 인도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브라질에 오고 나서 체중이 무려 3키로나 늘었지만, 브라질은 일본에 비해 채소와 과일이 저렴해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Gulab Hari 인도 베지테리언 레스토랑

 

또, 나가사키현인회에서 자오도리(용춤) 연습을 다시 시작했어요. 30명 정도의 멤버로 구성된 이 그룹은 일본의 마츠리에서 공연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문경예능제 2019, 재팬 페스티벌 2019(일본마츠리 2019), 리베르다데지구의 다나바타(칠석) 마츠리, 카르모파크 벚꽃축제가 개최될 예정으로, 저희의 목적은 자오도리(용춤)를 통해 나가사키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에요.

 

나가사키현인회에서의 회의와 발표

 

일본, 나가사키, 오무라에서 사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쓸쓸하기도 해요. 상파울로는 도쿄만큼 복잡한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러시아워에 비하면 오무라의 생활은 정말로 평온했어요. 지금은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바쁘거든요.

브라질에서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건 즐겁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일본에 가고 싶기도 해서 마음 한 편이 복잡해요. 아마도 이런 감정은 브라질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증거이자 일본계 브라질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겠지요.

한국에 귀국 해

05Sep 2019 mksong430

송민경

한국 서울특별시 거주

전 나가사키현 국제교류원

나가사키 체재 기간: 2016.4~2019.4

 

나가사키에 계신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죠?

전(前) 나가사키현 국제교류원 송민경입니다!

지난 3년간 거주했던 나가사키에서 귀국한지 3개월이 흘렀습니다.

‘벌써 3개월?!’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가사키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면 먼 옛날일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나가사키에 있는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귀국할 때가 되니 ‘좀 더 많은 곳에 가볼 걸’하고 후회가 들었어요.

하지만 아쉬움이 남아 있는 만큼 다음이 또 기대되는 것 같아요!

나가사키에 다시 갈 날을 기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귀국해서 한달 동안은 여행 온 기분으로 즐겁게 지냈는데요,

3개월이 지나서 겨우 현실에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매일이 ‘미나토마츠리’같은 북적임과 24시간 풀가동 중인 엄마의 잔소리 등 바뀐 환경에 적응 중이에요(웃음)오늘은 근황을 전할 겸 서울에서의 일상에 대해서 몇가지 소개해드릴게요!

 

 

 

(왼쪽:밑에서 올려다 본 롯데월드 타워, 오른쪽: 전망대에서 본 야경 본인촬영)

 

3년 전, 나가사키로 떠날 때는 아직 공사중이었던 ‘롯데월드 타워’ 전망대에 가봤습니다!

2017년 봄에 오픈한 롯데월드 타워는 높이 555미터, 123층으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에요.

호텔, 쇼핑몰, 면세점, 수족관, 영화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타워 최상층에 있는 전망대 ‘서울 스카이’에서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어요.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되어있는 ‘스카이 데크’에 올라섰을 땐 소름이 쫙 끼쳤지만 전망대에서 본 야경은 ‘이나사야마’의 야경에 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답니다.

여러분도 서울에 오시면 한번 올라가 보세요!

 

 

 

(왼쪽: 마라샹궈 오른쪽: 마라탕 본인촬영)

 

한국은 지금 ‘마라’에 빠져 있어요!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양꼬치나 훠궈 등 중화요리가 인기인데요,

요즘은 ‘마라’에요! 중국 사천 지방의 향신료로,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의미합니다.

귀국해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다들 마라탕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일주일에 몇 번씩 먹었어요.

제가 방문한 가게는 전부 원하는 재료를 원하는 만큼 골라서 끓일지(마라탕) 볶을지(마라샹궈)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요.

혀가 얼얼해지는 매운맛에 사로잡혀, 치킨, 떡볶이, 김밥, 라면 등에 마라를 넣은 갖가지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왼쪽 위: ‘나가사키 짬뽕’ 컵라면 오른쪽 위: 근처 가게에서 파는 토루코라이스

아래: : ‘百花繚乱(이사하야시의 공연단)’ 지인제공, 본인촬영)

 

‘나가사키 안테나’가 가동 중입니다(웃음) 편의점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발견하거나,

근처 음식점에서 토루코라이스를 먹거나, 일상 속에서 나가사키를 발견하고는 그리운 기분이 듭니다.

지난 달에는 부산에서 개최된 ‘2019 세계인과 함께하는 어울마당’에 ‘百花繚乱(이사하야시의 공연단)’이 무대에 오른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어요!

2번 공연한다고 해서 두번째 공연시간에 맞춰 부산에 도착했지만 아쉽게도 비가 내려 무대 이벤트가 중지되었어요.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공연단 여러분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무대 공연 외에도 나가사키현과 나가사키시의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

특히 나가사키현 부스에서는 나가사키현산주 시음해볼 수 있어 맛있는 술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웃음)

또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새로운 장소나 맛집을 찾아 놓겠습니다.

여러분, 서울에 놀러 오세요! 그럼 또 만나요!

컬처쇼크와 플립 클락: JET프로그램 종료 후 일상으로의 복귀

12Apr 2019 Mamta Sachan Kumar

Mamta Sachan Kumar

<필자에 대해서>

싱가포르 출신. 어학 지도 등을 행하는 외국 청년 유치 사업(JET프로그램) 참가자로서 나가사키에 체류. 2017년 8월 2일부터 2018년 7월 30일까지 나가사키현 하사미정의 하사미고등학교와 미나미초등학교에서 ALT(외국어지도조수)로 근무.

 

 

제 달력은 플립 클락입니다. ‘1’부터 ‘31’까지, 버튼을 누르면 숫자판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아래에 있는 작은 다이얼을 돌리면 월 표기도 설정할 수 있어요. 책장 위에 놓인 흑백의 플립 클락은 언제 봐도 멋있습니다. 크게 표시된 숫자 ‘30’과 그 아래에 작은 숫자 ‘7’이 ‘7월 30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좀 더 정확이 말하자면 ‘2017년 7월 30일’이에요. 플립 클락 위에 쌓인 먼지를 보면 알 수 있죠. 집을 떠나 JET프로그램이라는 여행을 시작한 날입니다. 그 날 이후로 플립 클락의 날짜를 넘기지 않았어요.

 

귀국한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몇 번이고 플립 클락이 시야에 들어와, 이상하게도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 저 또한 눈길이 갑니다. 어째서 날짜를 바꾸지 않는 걸까 몇 번이나 생각해봤어요. 때로는 플립 클락의 존재를 무시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날짜를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이 날짜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은, 여행길에 오르던 순간을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에요. 이 플립 클락을 볼 때마다 일본으로 출발하던 날을 떠올리며 JET프로그램의 경험과 나가사키 시골에 있는 도자기로 유명한, 매력 넘치는 하사미정에서의 생활도 어제 일처럼 떠올릴 수 있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래도 멈추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하사미정에서 모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우체국에 가서 싱가포르의

 

집주소로 제 자신에게 엽서를 보냈어요. 네 진짜랍니다. 함께 가주었던 직장 동료가 웃음을 띄웠지만, 그녀는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런 반응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요. 왜냐하면 그 당시 하사미에서 경험한 일들을 귀국한 자신에게 실감시켜주기 위한 훌륭한 계획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좋은 작전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작전은 조금 억지스러웠나 봐요.

실제로는 별로 실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Hai, ima pergi daigaku.”

“Oh! You belajar yah?”

Ī ya, tak belajar. Saya working.”

(일본어, 영어, 말레이어가 섞여있음-옮긴이)

 

세금 환급 등의 수속은 물론, 언어까지 귀국한 뒤로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귀국 한 지 반년이나 되었지만, 언어의 코드 변환이 아직 어렵습니다. 2,3개의 언어가 뒤섞여, 말이 막힐 때는 잘 사용하지도 못하는 일본어가 튀어나오기도 해요. 싱가포르의 대중교통기관의 서비스는 언제나 정각을 지키기 때문에, 몇 분이라도 기다리게 되면 사람들은 바로 초조해합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작고 파란 연금수첩은 가르치던 학생에게서 받은 편지 속에 끼워져 있습니다. 나가사키에서 가져온 짐 꾸러미가 아직 열지도 않은 채 책상 밑에 있어요. 하사미라는 미지의 세계로 가기 전에, 에센셜 오일, 의료용품 그리고 액세서리를 넣어두었습니다. 만약 어디론가 또 여행을 가게 된다면 당장에라도 떠날 수 있겠죠. 이 짐 꾸러미는 열어서 정리할 수가 없어요. 정리하려고 하면 몸속 깊은 곳에서 메스꺼움(혹은 향수병?)이 치밀어 오릅니다. 국제 클럽 학생들이 SNS로 문화제 공연 영상을 보내주었지만 아직 보지 못했어요. 과거 제가 담당했던 국제 클럽은 지금쯤 후임자가 담당하고 있겠지요. 방 한구석 켜켜이 쌓아놓은 책들처럼 그 동영상은 저의 보물입니다.

 

“그래, 그녀는 정말 예쁘지!”

“나를 잊지 말아 줘…”

 

참고로 하사미를 떠나기 전, 몇 번이나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악몽에서 깨어난 적이 있어요. 제 자식과 같은 존재의 학생들과 헤어져, 그들이 저를 잊어버리게 되는 꿈이에요! 그런 날이 금방 찾아올 것을 알고 있기에,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슬픈 기분이 들었어요. 평소에 밉살스러운 행동을 했던 아이들도 사랑스럽게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미워했던 아이들이지만 귀국하게 되면 더 이상 만날 수도, 그 아이들의 밉살스러운 행동들마저도 볼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착한 아이들도, 짓궂은 아이들도.

 

JET프로그램은 적응하기까지 1년 정도 걸린다고 해요. 그리고 어떤 일이든 경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이상은 그 일을 계속해야 하죠. 그러니 저처럼 1년 만에 귀국한다면 일본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5년 동안 체재한 사람보다는 금방 원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사실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JET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성취감은 반드시 기간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죠.

 

365일간 하사미에서 알찬 생활을 보내면서, 학생들에게 이 드넓은 밭 너머에 있는 세계를 소개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학생들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하사미정의 사계절

 

 

시간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죠. 때로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플립 클락을 보면 멈춰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사미에서의 일 년은 어느샌가 훌쩍 지나가버리고, 사계의 변화와 함께 제 미래에 도움이 될 많은 경험들을 얻었습니다.

 

현재는 싱가포르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고 있어요. 1학년 학생 중에 하사미정립 미나미초등학교에서 가르쳤던 쌍둥이와 쏙 빼닮은 여자 아이가 있어요. 가끔 그 아이와 하사미의 쌍둥이가 사실은 세 쌍둥이가 아닐까 하는 즐거운 공상에 젖기도 합니다.

 

상상해보세요. 양 팔을 하늘 높이 크게 뻗고 눈을 살짝 감은 채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는 장면을. 하사미에서 있었던 어느 날 오후, 학교에서 퇴근하는 길에 늘어서 있는 나무들이 마치 슬픔에 잠긴 초록색 거인처럼 보였어요. 그때, 여름 더위가 땀으로 등을 적시기 전의 마지막 산들바람인 것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잠자리로 둘러싸인 논밭 양쪽에 깔린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위를 걷지 않아요.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를 걸어 학교까지 갑니다. 가는 도중에 차를 제어하기 위한 일시정지 표지판이 있지만 그 표지판은 소음공해까지는 제어할 수가 없나 봐요. 오늘 아침 거미줄에 걸려 하사미에서의 일을 떠올리고는 혼자 웃었어요. 하사미는 언제나 거미줄로 가득해서 할로윈에는 따로 장식이 필요 없을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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